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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하지 않는 영화 (작품)

[작품] 염력 (Psychokinesis), 추천하지 않는 영화

by 용호정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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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 포스터

영화   염력 (2018)
장르   코미디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1분
관객수   990,111명
개인 평점   1점 / 10점

 

추천하지 않는 영화의 두 번째 주인공은 바로 '염력'입니다. 평범한 남자가 약수터에 물을 마시고 염력이 생긴다는 내용으로, 소재도 좋고 예고편도 재밌어 보여서 개봉 당일 보려고 했으나, 친구가 '저스티스 리그'를 보자고 해서 그걸 봤는데요. 저스티스 리그도 폭망이지만, '염력에 비하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염력의 감독은 부산행을 찍었던 '연상호 감독'인데요. 부산행을 재밌게 본 저로서는 기대를 했었지만, 보고 나니 사람들이 왜 재미없다고 했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부터 스포 있습니다.

 

 

※ 추천하지 않는 이유 (스포 있음)

첫 번째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엄마(김영선)의 죽음.

엄마와 치킨집을 하는 루미(심은경). 하지만 동네가 재개발 구역이 되면서 용역이 철거를 위해 들이닥치고, 엄마가 용역인부들을 향해 차를 몰며 달려갑니다. 그리고 벽에 들이받자 인부들이 끌어내리는데 그러다 보도블록에 머리를 박고 사망. 시작부터 신파 냄새를 풀풀 풍깁니다.

 

 

 

그리고 엄마의 죽음으로 10년 전 빚보증으로 인해 이혼한 아빠 석헌(류승룡)이 나타나는데 '새벽에 집 나갈 때 나랑 눈 마주친 거 기억나요?' 하면서 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몰아치는 감정의 폭풍. 같이 슬퍼야 되는데 하나도 안 와 닿습니다. 그리고 장르마저 헷갈리게 하는데요. '이게 코미디 영화가 맞나?' 

 

 

 

두 번째는 염력의 발동 조건과 성장.

허공에 팔을 휘두르다 우연히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석헌. 처음엔 집중 없이 능력이 써졌는데, 라이터 하나 움직이는데 엄청난 집중을 하는 모습. 그리고 집중을 해도 컨트롤이 정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자신에게 용역인부가 다가오자 그냥 얼굴을 감쌌을 뿐인데 인부들이 양쪽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또 집중 없이 염력을 쓸 수 있는 것.

 

 

 

하지만 바로 다음 장면에선 인부 한 명에게 고도의 집중을 통해서 염력을 발동시킵니다. 능력을 얻어서 바로 쓸 수 있게 하던가, 집중을 해야만 쓸 수 있게 하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연습을 많이 하는 장면이 나와야 이해가 될 텐데, 그런 것도 없이 설정이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코미디 영화라면 넘어가겠지만, 장르만 코미디인 영화라서 그것마저 불가능.

 

 

 

같은 날 밤. 며칠 전만 해도 라이터와 재떨이를 드는 게 고작이었던 사람이 별 다른 훈련 없이 차를 드는 모습까지. 짧은 영화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해서 그런 건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영화의 마지막에 딸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를 당길 땐 또 엄청 힘들어합니다. 마치 로프를 써서 당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난간에 90도로 매달려있는데, 영화 중반에 '차는 어떻게 들었을까?'라는 의문마저 듭니다. 이 설정대로라면 차를 위로 들려면 땅으로 박혀야 하는 거 아닌가? 

 

 

 

세 번째는 석헌의 표정.

염력을 사용할 때 나오는 표정이 '어때? 내 표정 웃기지?'라는 느낌을 줍니다. 심지어 안 웃기니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싶네요. 또 염력을 쓸 때 '흣! 합! 흐잇!' 이런 소리가 관객에게 하는 게 아닌 CG팀에게 보내는 신호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왜 코미디 장르를 택하고 얼굴로만 웃기려 하는가. 실제로 영화에서 재밌는 장면은 경찰서 씬을 제외하면 전혀 없는데요. 오로지 염력할 때의 표정으로만 웃기려 드는 게 망하기에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는 불필요한 캐릭터 홍상무(정유미).

나쁜 놈 위에 더 나쁜 놈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어쭙잖은 사회비판? 용역업체 민 사장(김민재) 위에 똘기 있는 홍상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대체 뭐를 보여주고 싶은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차라리 염력이라는 제목에 맞게 그 힘을 표현하는데 힘썼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참 아쉽네요.

 

 

 

마지막은 엔딩.

루미를 도와주던 변호사 김정현(박정민)이 결혼한다고 하자, '너 루미 욱하는 거 알지?'라는 말을 하는 부분. 어릴 때 딸과 헤어져 10년간 못 본 석헌이 민 사장을 때리고 자수를 하며 교도소에서 4년. 딸을 본 기간이라고는 몇 주가 고작인데, 마치 엄청 잘 아는 것처럼 말을 한다는 것도 별로였어요. '뭔가 찍었는데 영화로 나올 때 편집을 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그리고 루미가 하는 푸드트럭 치킨집에 도착해서 '녹슬지 않았을까?'라는 말을 살짝 해준 뒤 '으잇!' 하며 염력으로 맥주를 나르며 끝. 엔딩마저 놀라운 영화.

 

 

개인 평가

영화의 주인공 석헌의 캐릭터도 저에겐 상당히 별로였습니다. 빚보증 잘못 서서 가족 버린 사람이 우연히 생긴 능력으로 딸한테 가서 아빠 행세를 하며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 만약 '능력이 없었다면 딸에게 갔을까?', '딸과 함께 용역에 맞서 싸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버지라는 캐릭터가 참 매력 없어요. 저번에 극장에서 본 최악의 영화로 슬로우 비디오를 얘기했는데 제가 이걸 돈 주고 극장에서 봤으면 이게 1위입니다. 염력 대신 봤던 저스티스 리그가 상당히 혹평을 받는 영화였고, 저도 아쉬움을 많이 느낀 영화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감사함마저 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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